ㆍ의원 10년째 운영 김해성 대표
ㆍ“후원자들 있어 지금까지 버텨… 폐쇄된 수술실 여는 게 급선무”
외국인 노동자들을 무료로 치료해온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서울 가리봉동)이 22일로 열돌을 맞았다. 지난 10년간 40만여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이 의원을 다녀갔다.
의원을 운영하는 사단법인 지구촌사랑나눔 김해성 대표(53·사진)는 21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쓰러지지 않고 지금까지 버틴 게 기적”이라며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색도 국적도 다른 외국인 노동자에게 따스한 손길을 내민 그들에게서 한국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가 의원을 설립하게 된 것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어처구니없이 죽고 있기 때문”이었다. 낯선 타국 땅에서 각종 질병과 사고로 숨진 외국인 노동자들의 장례를 치러주던 김 대표는 병원만 가면 살 수 있는데도 불법체류 신분에다가 의료보험도 없는 그들이 말도 못하고 참다가 파상풍이나 패혈증 등으로 숨진 경우를 수없이 보게 됐다고 한다. “장례를 치르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사각지대에 놓인 그들을 살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외국인 노동자도 많다. 가능한 한 이들을 다 맞아주고 싶은 게 김 대표의 심경이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이 한 푼도 없다 보니 한계가 있다. 너무 많이 찾아오면 감당할 길이 없기에 적극적으로 홍보도 하지 못한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개원 10주년을 맞아 김 대표는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재정적 어려움으로 몇 년 전 폐쇄한 입원실·수술실·물리치료실을 다시 여는 게 급선무라고 밝힌 김 대표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응급의료체계도 갖춰져 있고 야간진료도 할 수 있는 준종합병원으로 의원을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2일 의원에서 개원 10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지구촌사랑나눔이 제정한 ‘이주민인권상’ 시상식도 함께한다. 수상 대상자는 10년째 의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평화사랑나눔의료봉사단, 열린치과봉사회, 늘푸른교회 의료봉사팀과 혈액검사를 무료로 해주는 이원의료재단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