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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김해성 (14―끝) 외국인 노동자 선교 신학대 설립
작성자 : 최고관리자   DATE : 13-01-29 11:05
[역경의 열매] 김해성 (14―끝) 외국인 노동자 선교 신학대 설립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일하다보니 별별 사례가 다 생겼다. 한 번은 방글라데시 노동자의 손목이 절단돼 찾아온 적이 있다. 싸우다시피 해 회사로부터 3000만원을 받아줬다. 그런데 그는 귀국한 뒤 젊고 예쁜 여자를 한 명 샀다는 편지를 보내왔다. 부인과 자식이 있는데도 말이다. 방글라데시 친구들을 불러 따졌더니 이슬람 권에서는 경제력만 있으면 부인을 4명까지 둘 수 있다는 대답이었다. 돈을 벌어 귀국한 뒤 공장을 세워 악덕 기업주가 되거나,산재 보상 받은 돈으로 마약이나 술에 빠져 폐인이 된 이도 있었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내가 해온 모든 일이 실패한 것 아닌가 하는 좌절감에 빠졌다. 그들이 어떻게 하면 새 삶을 살아가도록 할 수 있을까 하는 심각한 고민이 생겼다. 결론은 복음이었다. 그들을 복음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필요함을 뒤늦게 깨달았다.

외국인 노동자 교회를 세우고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나라별로 통역하다 보니 예배는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언어가 다른 이들이 함께 모여 예배하고 식사를 나누는 일은 초대 교회 성령의 역사처럼 하나가 되는 체험이었다. 예배에 엄청난 사람이 몰려들었다. 자리가 없어 터져나갈 지경이었다.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암 8:11)이었다. 이후 교회는 언어별로 나뉘어 여러 지역으로 흩어지며 자리를 잡게 되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신앙생활이 궤도에 오르자 성령을 체험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목사로,선교사로 일하고 싶다는 사람도 늘어났다. 하지만 신학대학들은 불법 체류자들은 받지 않는다며 입학을 거절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신학대학을 만들자며 설립한 것이 ‘세계선교신학대학’이다. 3년 과정으로 중국어,인도네시아어,영어,동포 한국어 등 4개 신학과를 설치해 낮에는 일하고 밤에 공부하도록 했다. 처음엔 6개 국가 120여명이 입학했지만 일하며 공부하는 것이 어려운 데다 불법 체류자라 중도에 체포,추방되는 학생들이 생겨났다. 그럼에도 벌써 6회의 입학식, 3회의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생 중 30여명은 벌써 현지로 파송돼 선교를 감당하고 있다. 1000만원이면 현지 개척과 목회가 가능하다.

2002년 4월부터 법무부에선 불법 체류 외국인에게 자진 신고하면 1년을 합법화해줬다. 두 달 동안 93개국에서 온 불법 체류 외국인 25만 6000여명이 신고를 마쳤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기회였다. 하루에 5000여 명이 거쳐가는 신고 장소에서 매일 자원 봉사자 40여명과 봉사하며 각국어로 전도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급하시면 이런 방법으로 전도하게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을 함께 하기 위해 여러 곳에 도움을 요청했다.그 때 찾아온 한 목회자가 계셨는데 그 분의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세계 선교가 이 땅에서 이루어지고 있구먼.” 그 분은 한신교회 이중표 목사님이셨다. 이 목사님의 도움으로 한신교회 선교관이 문을 열었다. 목사님은 만날 때마다 “최고의 세계 선교를 하는 김 목사 뒤치다꺼리하는 것이 내 남은 목회 사명이야” “김목사가 요청하면 무엇이든 들어드려야 해”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이 목사님은 몸이 불편해져 부축을 받으시면서도 양주와 발안센터의 개소식,병원과 신학대학의 행사마다 빠지지 않고 오셔서 말씀을 전하셨다. “참 힘들어, 걸을 수가 없네. 그래도 내가 왔지.” 힘들게 미소 지으시던 그 모습. 지금 이 목사님은 별세하셨지만 그 사랑이 외국인 노동자들과 동포들의 가슴마다,센터마다 스며 있음을 본다.

현재 한국 땅에는 이주 노동자가 50만 명에 이른다. 세계 최저 출산율로 인해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른다. 국제 결혼도 13.6%에 이르고 수많은 혼혈 자녀들이 태어나고 있다. 이제 단일 민족이란 개념이 깨지고 다인종,다문화 사회가 성큼 다가와 있다. 이들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프랑스의 인종 폭동 사태도 남의 일은 아닐 것이다. 마지막 시대에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세계 선교의 새 지평을 열어가는 일에 모든 교회와 기독인이 동참하고 기도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

정리= 박동수 편집위원
d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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