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사랑나눔----

 
작성일 : 13-12-09 09:55
절망편지. 또 한분이 자살했습니다!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8,099   추천 : 0  

[김해성 절망편지]  또 한 분이 자살했습니다!

 

 

새벽 4시입니다.

구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방금 돌아와 희망편지가 아닌

절망스러운 마음으로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지난밤 11시45분경

쉼터에서 생활하던 중국동포 한 분이

4층 쉼터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을 맸습니다.

긴급한 연락을 받고 경찰에 신고한 뒤 쫓아갔더니

그분은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채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는 윤동주 시인의 고향인

용정에서 온 59세의 중국동포로

고향에는 아내도 있고, 두 딸까지 두었는데

가족도 있는 가장이 왜 목숨을 끓었을까요?

 

그는 심한 당뇨 합병증으로

양발의 발가락을 몇 개씩 절단했고,

시력을 거의 잃어버린 상태였습니다.

결국엔 1층 급식소에 내려가 밥을 먹을 수 없는

중한 상태까지 이르자 쉼터 동료들이 밥을 타다 주는

최악의 상태가 되자 동료들에게 죽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가리봉 이주민 쉼터는

병이 들어서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과

나이가 많아서 취업하기 어려운 사람들과

산업재해나 교통사고를 당해 통원치료를 받는 사람들과

일자리를 잃고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사람들과

병원비가 떨어져서 쫓겨나거나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과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돼 숙소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한국인 노숙자나 행려병자는 그래도 갈 곳이 있습니다.

노숙자센터나 사회복지시설에서는 이들을 환영합니다.

이들을 수용하면 정부에서 치료비와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이들 기관들 간에는 이들을 유치하려고 경쟁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중국동포나 외국인 노숙자나 행려병자는 받아주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인이 아니기에 치료비와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25년 동안 이주민 쉼터를 운영했지만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한 푼의

지원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경찰과 공무원들은

이주민 노숙자가 발생하면 저희에게 데려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다른 이주민 단체나 교회, 사회복지시설에서도 저희에게 보냅니다.

저희 쉼터는 오갈 곳 없는 이주민 노숙자와 행려병자가 머무는 마지막 거처입니다.

 

몸이 천근만근입니다.

안면마비 재발 증세까지 나타납니다.

이주민 사역에 25년을 바친 흔적입니다.

낮밤 없이 뛰어다녀야 하는 이 힘겨운 사역을

후배 사역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데 희망자가 없습니다.

 

조사를 담당한 형사 분이

목사님, 참 좋은 일 하신다고 격려했지만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무료급식소를 열었더니 방화로 전소가 되어버렸고,

쉼터를 열었더니 올 초에는 할머니 한 분이 투신자살하더니

이제는 목을 매는 사건까지 발생해 경찰에서 밤샘조사를 받고 돌아와

그분들을 제대로 섬기지 못해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만 같은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어서

기도가 아닌 절망의 한숨이 나옵니다.

쉼터와 급식소 운영이 정말 힘겹습니다.

너무 힘겨워서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만둘 수도 없고 계속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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